2018-12-17
오늘 아침에는 뿌리 생각을 다시 했어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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오늘 아침에는 뿌리 생각을 다시 했어 

전무용 

아침에 잠시 산길을 걸었어. 
된서리 제법 내려 
마른 풀잎 위를 
낙엽 위를 희끗 덮고 있었지. 

그 길 갈 때마다 보는 아카시아 나무들 있었어. 
지난 여름인지 그 전해 여름인지, 
어느 여름 바람에 쓰러져서 
숲에 길게 드러누운 아카시아를 보았어. 
원래 뿌리가 깊지 않은 녀석들이 
숲 속에서 경쟁을 하다가 
스스로도 감당할 수 없을 만큼 키를 키웠나봐. 

오늘 새삼 여기 저기 쓰러져 누운 아카시아 보면서, 
그렇지, 
뿌리 깊은 나무 바람에 아니 쓰러진다 했는데, 
아카시아, 
뿌리는 키우지 않고 
제 욕심대로 
제 허영대로 
하늘로만 줄기 솟구쳐 올리더니, 
어느 여름 바람에 쓰러져 버렸더라고. 

길게 쓰러져 누운 아카시아 보면서, 
뿌리 생각을 다시 했어. 
그래, 뿌리가 깊어야지. 
쓰러진 아카시아 볼 때마다 뿌리를 생각하진 않지만, 
오늘 아침엔 뿌리 생각을 한동안 했어. 

<2005.12.09. 다시 묵상함. 연>

*감사-서신 가족이신 시인 전무용님께서 글을 보내오셔서 함께 나눕니다. 
서신 가족들의 참여를 기다립니다. 


<오늘의 단상>
기본에 충실한 이는 실력은 물론이고 경험 있는 노련한 존재입니다.